[2022. 8. 1- 8. 7, 2022 여름 성수박스 초대전]
Editor's note
8월의 시작. 이제 여름의 절정에 다다랐습니다. 그 계절 속에서 우리는 온도의 변화로 계절을 느낍니다. 그러나 지난 계절은 색으로 기억하곤 합니다. 수풀의 색, 하늘의 색, 밤의 화려한 조명의 색 등 저는 그렇게 계절을 기억합니다. 이번 여름은 어떠한 색으로 기억하게 될까요?
Midsummer
런던에서 활동하는 플로리스트 이연희 작가의 첫 개인전 작품입니다. 살아있는 꽃은 그 색을 느끼는 순간은 너무 짧습니다. 변화하는 하늘의 색도 영원히 머무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 "한여름" 작품은 우리 곁에 짧은 시간 머무는 "색"을 오래도록 기억에 머물게 합니다. 블루와 핑크의 프레스드 델피늄은 여름의 해가 넘어가는 순간의 하늘의 색을 보여줍니다.
조금이지만, 더 길게 우리 곁에 잡아 둔 한여름 해넘이 순간. 앞으로 우리가 기억할 한여름의 색은 아무래도 이 델피늄의 블루와 핑크가 되지 않을까요.


Midsummer, Pressed Delphinium, 2022
Q. Midsummer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델피늄은 대표적인 여름 꽃이에요. 델피늄을 사용한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딱히 아이디어가 없었어요. 딱히 아이디어가 없는 채로 델피늄으로 선작업을 시작했을 때, 하늘을 봤어요. 뜨거웠던 여름의 해가 넘어가는 하늘의 색을 본적이 있나요? 파란색의 하늘이 넘어가는 해에 핑크 빛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이요. 제가 들고 있는 델피늄으로 그 하늘을 표현하고 싶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보통 꽃들이 건조되는 과정에서 그 고유의 선명한 색을 잃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델피늄은 신기하게도 건조되도 푸른 색을 온전히 선명하게 지니는 몇 안되는 꽃입니다. 그래서 한여름 초저녁 하늘의 보라에 가까운 푸른 색을 연상 시켜요.
이번 7월의 런던은 40도까지 올라가는 정말 뜨거운 여름이예요. 그래서 여름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 내내 더위와 싸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작품으로 표현하게 되었으니, 더 잊을 수가 없을 여름이되겠네요.
Q. 평소 다른 작품을 만들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평소에 되도록 많은 것들을 보려고 합니다. 꽃시장만이 아니라 가끔은 동네 하드웨어 샵에 가서 구경도 하고 아트 샵에 가서 색색별로 진열되어 있는 종이만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 이걸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들이 생기죠.
물론 일주일에 최소 한번은 특별히 사야 할 것이 없어도 아침 일찍 꽃시장에 가려고 해요. 지금 시즌에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보고 만져보는게 중요하죠.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꽃을 주문하고 받을 수 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걸 따라 올 수 없기에 계속 시장에 가게 되는거 같아요.
물론 시장 상인분들과 거기서 만나게 되는 플로리스트들과의 수다도 빼놓을 수는 없죠. 이 모든 것들이 바탕이 되어서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또한 런던에는 아시다시피 집 주변에 너무 잘 가꾸어진 공원들이 많죠. 그래서 쉬는 날이면 특별히 할 것이 없어도 공원에 자주 가서 계절마다 바뀌는 봅니다. 우리에게 자연은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죠. 가끔 우리 플로리스트들끼리 농담을 합니다.
“왜 우리는 이걸 만들고 있지? 우리가 아무리 공들여 잘 만들어도 자연이 만들어낸 것에 못 미치는데?”
사실입니다…그래도 조금은 그에 가깝게 만들고자 하는게 바람이죠.
Q. 영감을 얻고 컨셉을 정하는 과정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저에게는 이 모든 과정에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색깔의, 어떤 질감의 아이를 사용할지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또한 같은 꽃이라도 프레쉬한 상태로 사용할 것인지, 드라이된 상태로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죠.
이번 작품처럼 압착된 상태에서 설치를 하게 되는 건 저에게도 새로운 시도에요.
Q. 생화가 아닌 프레스트 플라워 (Pressed Flower) 작업을 시작하게된 계기가 어떻게되나요?
2020년 봄, 런던은 모든 이동이 제한되는 락다운(lock down)이 제가 더 dried flower, pressed flower 를 파고 들게 된 계기였어요. 그 시기에는 런던 꽃 시장이 완전 문을 닫아버려 생화를 살 수가 없었어요.
락다운 시작 전 마지막으로 일한 날 일끝나고 남은 꽃을 집에 싸오게 되었어요. 보통 때도 이렇게 버려지기 전 꽃들을 집에 가져와 새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며칠 후에 시들면 버리곤 했어요. 하지만 그때 든 생각은 '이거 버리면 이제 꽃이 없는 거네?' 그래서 그 쓰고 난 꽃들을 하나도 안버리고 말리거나 프레스드 프라워로 만들었죠.
그 후 얼마있다가 집으로 작은 꽃을 배달하는 곳 이 생겨서, 그 것들을 사서 말리기 시작했어요. 그 때부터는 이 꽃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코로나 락다운 시기에 프레스드 플라워에 몰입하게 해주었고, 저의 정신을 온전하게 붙들어 주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프레스드 플라워 작업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프레스드 플라워를 하기에 좋은 꽃들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튼튼한 줄기나 꽃잎이 아닌, 오히려 얇고 야들야들한 성질의 꽃이요. 이 꽃들을 종이 사이에 넣고 눌러 놓고 기다립니다. 그럼 종이가 습기를 빨아 드리면서 말리게 되요. 때에 따라 종이에 그냥 넣어 놓지 않고, 종종 열어서 종이를 갈아줘야해요.
프레스드 플라워는 기다림의 시간이에요. 프레스드 플라워는 당장 내일 시장가서 사지 못하는 기다림의 끝에 얻어진 아이들이다 보니까, 잘 말려진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자된 기분이에요. 그러다 보면 쌓여가는 꽃들에 항상 모자란 작업 공간이 안타깝죠....

Q. 호텔이나 이벤트 디스플레이 작업을 할 때와 이번 전시 같은 작업을 할 때 어떤 차이를 느끼시나요?
이 문제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플로리스트가 방황하는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장르의 작가들도 그렇지만 상업과 예술의 경계에서 방황인 거죠.
사실 이런 프레스드 플라워 작업이 생화 작업에 비해 좀 더 공예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생화 작업도 역시 엄청 Creativity 가 필요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그냥 꽃 몇 송이 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플로리스트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녹여 만들어 냅니다. 이벤트나 호텔 디스플레이를 할 때도, Artist 들 작업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 작업을 Arts 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것은 플로리스트에게 많은 기회가 있는 런던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작업을 할 때, 최대한 저만의 색깔이 들어가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시도합니다. 이 작업으로 런던에서도 전시를 열고 싶었지만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웃오브더박스 전시가 그 첫 발걸음을 내딛는 디딤돌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Q. 작가님이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게 되신 계기, 특히 런던을 작업의 본거지로 삼게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릴적 부터 엄마가 항상 집안과 밖에 꽃나무, 식물들을 많이 키우셨는데 그래서 저에게도 항상 친숙한 것들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원해서 인테리어를 전공해서 공부하고 졸업하고 나서도 관련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실상은 조금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죠. 젤 큰 물음표는 내가 이 일을 평생할 수 있을까 였죠. 그래서 늦기 전에 그걸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꽃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물론 뭐든지 취미가 아닌 일로서 하게 되면 어렵고 힘든 일이 많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보고 만지면서 일할 수 있어서 저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아요.
사실 런던에는 잠시 플라워 클래스를 들으러 갔던 건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네요. 대학때만 해도 어학연수나 해외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1도 해보지 않았던 저인데 말이죠. 런던이란 도시는 특별한게 없는거 같으면서도 특별한 매력을 가진 곳이고, 플로리스트들에겐 많은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 항상 꽃이 가까이 있죠. 그게 제일 무시할 수 런던이 가진 메리트인거 같아요, 특히 플로리스트에게는요.
Q. 앞으로 어떤 플로리스트, 또는 어떤 작가로 발전하고 싶으신가요?
얼마 전에 친구가 “너가 진짜 하고 싶은게 뭐야?” 같은 플로리스트라도 다양한 일들이 있으니까요. 근데 사실 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실 며칠은 그 생각에 기분이 우울했어요. 근데 결론은 아직 몰라도 되지 않을까 입니다. 꾸준히 하루 하루 열심히 하고, 항상 오픈 마인드, 배우는 자세로 즐기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제가 만든 어레인지먼트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네가 만든 줄 알았어” 하는거 보면 그래도 가고 있는 길이 틀린 거 같지는 않네요.
Artist Profile
개인전
2022 아웃오브더박스 성수 초대전
주요 이력
2014~2019. 07 McQ London 근무
2019. 09~2021. 06 London Flower School 근무
현재 Freelancer Florist로 활동 중
[2022. 8. 1- 8. 7, 2022 여름 성수박스 초대전]
Editor's note
8월의 시작. 이제 여름의 절정에 다다랐습니다. 그 계절 속에서 우리는 온도의 변화로 계절을 느낍니다. 그러나 지난 계절은 색으로 기억하곤 합니다. 수풀의 색, 하늘의 색, 밤의 화려한 조명의 색 등 저는 그렇게 계절을 기억합니다. 이번 여름은 어떠한 색으로 기억하게 될까요?
Midsummer
런던에서 활동하는 플로리스트 이연희 작가의 첫 개인전 작품입니다. 살아있는 꽃은 그 색을 느끼는 순간은 너무 짧습니다. 변화하는 하늘의 색도 영원히 머무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 "한여름" 작품은 우리 곁에 짧은 시간 머무는 "색"을 오래도록 기억에 머물게 합니다. 블루와 핑크의 프레스드 델피늄은 여름의 해가 넘어가는 순간의 하늘의 색을 보여줍니다.
조금이지만, 더 길게 우리 곁에 잡아 둔 한여름 해넘이 순간. 앞으로 우리가 기억할 한여름의 색은 아무래도 이 델피늄의 블루와 핑크가 되지 않을까요.
Midsummer, Pressed Delphinium, 2022
Q. Midsummer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델피늄은 대표적인 여름 꽃이에요. 델피늄을 사용한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딱히 아이디어가 없었어요. 딱히 아이디어가 없는 채로 델피늄으로 선작업을 시작했을 때, 하늘을 봤어요. 뜨거웠던 여름의 해가 넘어가는 하늘의 색을 본적이 있나요? 파란색의 하늘이 넘어가는 해에 핑크 빛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이요. 제가 들고 있는 델피늄으로 그 하늘을 표현하고 싶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보통 꽃들이 건조되는 과정에서 그 고유의 선명한 색을 잃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델피늄은 신기하게도 건조되도 푸른 색을 온전히 선명하게 지니는 몇 안되는 꽃입니다. 그래서 한여름 초저녁 하늘의 보라에 가까운 푸른 색을 연상 시켜요.
이번 7월의 런던은 40도까지 올라가는 정말 뜨거운 여름이예요. 그래서 여름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 내내 더위와 싸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작품으로 표현하게 되었으니, 더 잊을 수가 없을 여름이되겠네요.
Q. 평소 다른 작품을 만들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평소에 되도록 많은 것들을 보려고 합니다. 꽃시장만이 아니라 가끔은 동네 하드웨어 샵에 가서 구경도 하고 아트 샵에 가서 색색별로 진열되어 있는 종이만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 이걸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들이 생기죠.
물론 일주일에 최소 한번은 특별히 사야 할 것이 없어도 아침 일찍 꽃시장에 가려고 해요. 지금 시즌에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보고 만져보는게 중요하죠.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꽃을 주문하고 받을 수 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걸 따라 올 수 없기에 계속 시장에 가게 되는거 같아요.
물론 시장 상인분들과 거기서 만나게 되는 플로리스트들과의 수다도 빼놓을 수는 없죠. 이 모든 것들이 바탕이 되어서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또한 런던에는 아시다시피 집 주변에 너무 잘 가꾸어진 공원들이 많죠. 그래서 쉬는 날이면 특별히 할 것이 없어도 공원에 자주 가서 계절마다 바뀌는 봅니다. 우리에게 자연은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죠. 가끔 우리 플로리스트들끼리 농담을 합니다.
사실입니다…그래도 조금은 그에 가깝게 만들고자 하는게 바람이죠.
Q. 영감을 얻고 컨셉을 정하는 과정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저에게는 이 모든 과정에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색깔의, 어떤 질감의 아이를 사용할지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또한 같은 꽃이라도 프레쉬한 상태로 사용할 것인지, 드라이된 상태로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죠.
이번 작품처럼 압착된 상태에서 설치를 하게 되는 건 저에게도 새로운 시도에요.
Q. 생화가 아닌 프레스트 플라워 (Pressed Flower) 작업을 시작하게된 계기가 어떻게되나요?
2020년 봄, 런던은 모든 이동이 제한되는 락다운(lock down)이 제가 더 dried flower, pressed flower 를 파고 들게 된 계기였어요. 그 시기에는 런던 꽃 시장이 완전 문을 닫아버려 생화를 살 수가 없었어요.
그 후 얼마있다가 집으로 작은 꽃을 배달하는 곳 이 생겨서, 그 것들을 사서 말리기 시작했어요. 그 때부터는 이 꽃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코로나 락다운 시기에 프레스드 플라워에 몰입하게 해주었고, 저의 정신을 온전하게 붙들어 주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프레스드 플라워 작업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프레스드 플라워를 하기에 좋은 꽃들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튼튼한 줄기나 꽃잎이 아닌, 오히려 얇고 야들야들한 성질의 꽃이요. 이 꽃들을 종이 사이에 넣고 눌러 놓고 기다립니다. 그럼 종이가 습기를 빨아 드리면서 말리게 되요. 때에 따라 종이에 그냥 넣어 놓지 않고, 종종 열어서 종이를 갈아줘야해요.
Q. 호텔이나 이벤트 디스플레이 작업을 할 때와 이번 전시 같은 작업을 할 때 어떤 차이를 느끼시나요?
이 문제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플로리스트가 방황하는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장르의 작가들도 그렇지만 상업과 예술의 경계에서 방황인 거죠.
사실 이런 프레스드 플라워 작업이 생화 작업에 비해 좀 더 공예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생화 작업도 역시 엄청 Creativity 가 필요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그냥 꽃 몇 송이 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플로리스트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녹여 만들어 냅니다. 이벤트나 호텔 디스플레이를 할 때도, Artist 들 작업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 작업을 Arts 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것은 플로리스트에게 많은 기회가 있는 런던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작업을 할 때, 최대한 저만의 색깔이 들어가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시도합니다. 이 작업으로 런던에서도 전시를 열고 싶었지만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웃오브더박스 전시가 그 첫 발걸음을 내딛는 디딤돌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Q. 작가님이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게 되신 계기, 특히 런던을 작업의 본거지로 삼게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릴적 부터 엄마가 항상 집안과 밖에 꽃나무, 식물들을 많이 키우셨는데 그래서 저에게도 항상 친숙한 것들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원해서 인테리어를 전공해서 공부하고 졸업하고 나서도 관련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실상은 조금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죠. 젤 큰 물음표는 내가 이 일을 평생할 수 있을까 였죠. 그래서 늦기 전에 그걸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꽃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물론 뭐든지 취미가 아닌 일로서 하게 되면 어렵고 힘든 일이 많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보고 만지면서 일할 수 있어서 저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아요.
사실 런던에는 잠시 플라워 클래스를 들으러 갔던 건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네요. 대학때만 해도 어학연수나 해외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1도 해보지 않았던 저인데 말이죠. 런던이란 도시는 특별한게 없는거 같으면서도 특별한 매력을 가진 곳이고, 플로리스트들에겐 많은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 항상 꽃이 가까이 있죠. 그게 제일 무시할 수 런던이 가진 메리트인거 같아요, 특히 플로리스트에게는요.
Q. 앞으로 어떤 플로리스트, 또는 어떤 작가로 발전하고 싶으신가요?
얼마 전에 친구가 “너가 진짜 하고 싶은게 뭐야?” 같은 플로리스트라도 다양한 일들이 있으니까요. 근데 사실 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실 며칠은 그 생각에 기분이 우울했어요. 근데 결론은 아직 몰라도 되지 않을까 입니다. 꾸준히 하루 하루 열심히 하고, 항상 오픈 마인드, 배우는 자세로 즐기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제가 만든 어레인지먼트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네가 만든 줄 알았어” 하는거 보면 그래도 가고 있는 길이 틀린 거 같지는 않네요.
Artist Profile
개인전
2022 아웃오브더박스 성수 초대전
주요 이력
2014~2019. 07 McQ London 근무
2019. 09~2021. 06 London Flower School 근무
현재 Freelancer Florist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