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개인전]이나라: Unfamiliar Places

아웃오브더박스
2023-01-02
조회수 600


[2023. 1. 15 ~ 2023. 1. 24 | 인의박스]


희미한 장소3, oil on canvas, 112.1 × 112.1cm, 2020


Places, acrylic on canvas, 18cm x 18cm(each), 2021


1. 작가님과 작업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려요. 

서울에서 회화(페인팅) 위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보통 오일이나 아크릴을 사용합니다. 

주로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간에서 작업의 소재를 발견하는 편이고, 사진을 참고하여 사실적으로 그리기 보다는 불명확하고 희미한 이미지일지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림을 한데 모아놓고 전체적으로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며, 작가의 여러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그림체 특징을 발견하는데 흥미를 느낍니다. 그래서 하나의 컨셉을 잡고 비슷한 분위기나 주제로 하는 시리즈작업을 좋아합니다.


2.  작품에 담겨있는 작가님의 사유와 작품 전개 방식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제 작업은 기본적으로 공간에 대한 탐색을 바탕으로 합니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을 가보거나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도시 이면의 구석진 공간이나 오랜 시간 방치되거나 버려진 장소들과 같이 정체가 불명확한 공간들에 흥미를 느껴 작업의 소재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특정한 장소들이 주는 ‘낯섦’에 주목하였는데, 이는 본인에게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는 매개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평범한 장소들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서사를 자유롭게 상상 할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상의 근원이 된 정체가 불분명한 공간, 낯선 장소들은 작업 속에서 현실 세계 어딘가 존재할 법 하면서도 쉽게 마주칠 것 같지 않은 환상적 공간으로 재구성됩니다. 즉, 현실의 장소에서 갖게 되는 ‘낯섦’이라는 감각에 주목하고, 그로부터 발현되는 상상을 가미하여 또 다른 공간으로 구현하거나 개인적 해석을 투사한 관념적 공간을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장소들은 주체의 주관적 인식에 따라 개인마다 다르게 지각된다는 사실에서 본인 혹은 관람자 개개인에게 여러 가지 각각 다른 공간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그 동안은 최대 캔버스 100호 정도에 준하는 큰 사이즈 작업을 주로 해 왔었는데, 사실 요즘에는 그런 큰 그림들의 전시나 제작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더 이동과 제작이 자유로운 작은 사이즈의 그림들을 많이 제작하여 작은 작품들을 시리즈로 만들어서 전시해 보고 싶습니다.


3. “공간”이라는 요소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이 아웃오브더박스의 “상자”에 대한 저희의 생각과 겹치는 부분이 많네요. 작가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이트큐브가 저희에게는 상자로 느껴집니다. 이 요소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우선 여기서 상자를 저는 뭔가 틀에 박힌 사고, 고정관념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하얀 도형의 형상은, 어떤 잘 알지 못하는 건물이나 낯선 장소를 극단적으로 생략하여 관람자에게 여러 가지 다른 상상적 공간으로 존재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개인마다 다른, 저마다의 상상을 유도하기 위한 어떤 하나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나타내고자 표현한 것인데, 해석하는 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또한 사람들이 그림에서 기대하는 온전한 형상과 같은 정해진 해석(고정관념)을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어딘가 존재할 법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공간을 표현하시기 위해 특별히 강조하려고 하셨던 부분은 무엇일까요? 

제가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은 현실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나타내려고 했던 점입니다. 누가봐도 현실성이 드러나는 풍경이나, 사실적인 묘사에서는 관람자의 풍부한 상상력을 이끌어 낼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없이 밝고 따뜻하고 낭만적인 그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멜랑꼴리하고, 스산하고 비현실적인 환상성이 그림에 드러나도록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초기의 구상대로 어둡고 을씬년스러운 톤이 나와주어 마음에 들었지만 좀 더 다양한 형상을 구현하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5. 작가님이 작품활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일까요? 

꾸준함입니다. 작업이 늘 마음에 들 수 없고, 늘 마음에 들지 않는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질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양과 지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꾸준한 작업활동으로 충분한 수의 작품이 마련되면 괜찮은 전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꾸준히, 손을 놓지않고 지속적으로 하고자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rtist's Profile


학력

  • 2018-2021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전공 졸업(석사)
  • 2013-2018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전공 졸업


단체전

  • 「2020 URBAN BREAK ARTASIA 어반브레이크 아트아시아」, 코엑스, 2020
  • 「2020 을지아트페어프라이즈」, 을지트윈타워, 2020
  • 「저런, 긍정적이시네요!」,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 2019
  •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큐브전」, 금강자연미술센터, 2019
  • 「ART PEACE 72」, 이대서울병원, 2019
  • 「Please Don't Burst my Bubble」(콜라보아티스트), CICA 미술관, 2017


작품 소장

  • 이대서울병원 작품소장 외 개인소장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