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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 of God, 2022, KoNLP, Sound generated by real-time voice cloning, Zine, Website, 2022
1. 본 전시 작품 Voice of God 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야겠네요. 저희 할머니는 북한에서 피난오시며 가족과 헤어지셨다고해요. 그러한 상황에서 힘든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 종교 - 기독교에 깊은 신앙심을 뿌리내리게 되셨고요. 제가 어렸을 적 어느날 잠을 자다가 할머니의 기도소리에 잠을 깨었어요. 그때 보게 된 할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제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기도를 하고 계셨어요. 방언을 하셨던거죠.
그때의 기억을 표현한 것이 이번 전시작품 Voice of God 입니다. AI를 학습시켜 성경의 텍스트를 분해 했다가 다시 합쳤어요. 얼핏 보면 익숙한 성경 구절이 보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뜻이 이어지지 않아요. 익숙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 들을 수 없는 언어를 들었을 때의 감정을 보는 이들도 느꼈으면 해요.
버티박스 인근에 교회가 하나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작품을 이곳에 전시 해도 되는지 살짝 겁이 났어요. 종교를 주제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피하는것이 좋겠다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옳고 그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경험을 통한 기억의 한 조각이라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2. 작가님의 “경험”을 반영하는 소재를 지닌 작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작품활동을 하시며 공통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가지고 계신가요?
학업을 이유로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문제로 느껴지지 않았던 저의 성격이 미국이라는 사회에서는 문제 요소로 작용 하더라 구요. 저는 남들보다 예민하고 불안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예요. 이러한 저의 특징들이 미국에서는 더욱 크게 보여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저의 감정과 성격에 대해 자꾸만 돌아보는 계기가 생겼고 “왜?”라는 의문에 집중하게 되었죠. 미국에서 이방인으로써 느꼈던 불편함 뿐만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 어린 시절 특정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서도 “왜?”라는 물음을 던졌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거죠.
3. 작가님의 작품은 모두 움직임이 있어요. 그런데 또 키네틱 아트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기계적인 요소를 넘어선 커다란 세상이 있는 느낌이예요. 움직임과 변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것은 무엇일까요?
작업 초기엔 작업의 컨셉에 집중한 작업을 시도했는데 작업을 거듭하면서 기계의 움직임과 그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현재는 기술적인 면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기계의 움직임에 대한 기술적인 면 뿐 아니라 세라믹이나 캐스팅같이 다양한 재료과 접목하여 더욱 풍성한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의 작품 중 뻐꾸기 시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있어요. 역시 어렸을때 어머니가 사오셨던 뻐꾸기 시계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예요. 시계의 독특한 움직임도 그렇지만 특히 “뻐꾹”이라는 소리의 표현에 대해 고민했어요. 이 작품을 만들 당시 유티카 지역의 레지던시에서 두달가량 머물고 있었는데, 그 지역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증받아 14개의 뻐꾸기 소리를 만들어내었어요. 목소리 기증자들은 한국어를 할 줄 몰랐지만 “뻐꾹”이라는 단어를 표현하기 위한 특별한 가이드를 주지는 않았어요. 그저 들리는 대로 표현해달라고 했거든요. 여기서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어요. 미국 문화권에서 Cuckoo라는 새가 “미치광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뻐꾹”이라는 소리의 발음에서 영어 욕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아마 한국인들이 저의 뻐꾸기 시계를 본다면 집집마다 있었던 시계를 떠올리며 향수를 느끼겠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느끼는 “Cuckoo”는 의도와 달리 아주 거친 이미지로 각인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작품이 보여지는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싶어 앞으로는 “Cuckoo”의 작업물을 100개, 그 이상으로 제작하여 100명의 목소리로 “뻐꾹”이 외쳐지도록 해 보고 싶어요.

Cuckoo, Ceramic, Wood, Arduino nano, Dfplayer, MicroSD, Servo motor, Wire, 2021
Artist's Profile
학력
- 2021 - Universiry of Washington, Seattle, WA, DXARTS, Ph.D program
- 2012 - 2014 Hunter College, NewYork, NY MFA Program (Major:Combined Media)
- 2010 - 2011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 (MICA), Baltimore, MD Post-Baccalaureate Program in Fine Arts
- 2005-2009 SookMyung Women’s University ,Seoul BFA Candidate: Fine Arts
개인전
- 2017 I Feel An Earthquake Every Day in Hunter College Project Space, NewYork, NY
단체전
- 2022, Un-Script-It, Kunstrum LLC, Brooklyn, NY
- 2021, Survival Tools for the Age of Ultra Anxiety by Fluxfactory in Culture Lab LIC at The Plaxall Gallery, NY
- 2021, Radical Self Care for the Age of Ultra Anxiety_Part in Bliss on Bliss Artist project space, Queens, NY
- 2018, Frabjous in The Church of St. Paul the Apostle, NewYork, NY
수상
- 2021 Queens Council on the Arts: 2021 Art Access Grant
- 2021 New York Corp Artist Fund
레지던시
- 2022 (July-August) - Sculpture Space, Utica, NY
- 2018-2020 - Hunter Ceramic Artist Residency (AIR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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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 of God, 2022, KoNLP, Sound generated by real-time voice cloning, Zine, Website, 2022
1. 본 전시 작품 Voice of God 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야겠네요. 저희 할머니는 북한에서 피난오시며 가족과 헤어지셨다고해요. 그러한 상황에서 힘든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 종교 - 기독교에 깊은 신앙심을 뿌리내리게 되셨고요. 제가 어렸을 적 어느날 잠을 자다가 할머니의 기도소리에 잠을 깨었어요. 그때 보게 된 할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제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기도를 하고 계셨어요. 방언을 하셨던거죠.
그때의 기억을 표현한 것이 이번 전시작품 Voice of God 입니다. AI를 학습시켜 성경의 텍스트를 분해 했다가 다시 합쳤어요. 얼핏 보면 익숙한 성경 구절이 보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뜻이 이어지지 않아요. 익숙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 들을 수 없는 언어를 들었을 때의 감정을 보는 이들도 느꼈으면 해요.
버티박스 인근에 교회가 하나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작품을 이곳에 전시 해도 되는지 살짝 겁이 났어요. 종교를 주제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피하는것이 좋겠다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옳고 그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경험을 통한 기억의 한 조각이라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2. 작가님의 “경험”을 반영하는 소재를 지닌 작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작품활동을 하시며 공통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가지고 계신가요?
학업을 이유로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문제로 느껴지지 않았던 저의 성격이 미국이라는 사회에서는 문제 요소로 작용 하더라 구요. 저는 남들보다 예민하고 불안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예요. 이러한 저의 특징들이 미국에서는 더욱 크게 보여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저의 감정과 성격에 대해 자꾸만 돌아보는 계기가 생겼고 “왜?”라는 의문에 집중하게 되었죠. 미국에서 이방인으로써 느꼈던 불편함 뿐만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 어린 시절 특정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서도 “왜?”라는 물음을 던졌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거죠.
3. 작가님의 작품은 모두 움직임이 있어요. 그런데 또 키네틱 아트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기계적인 요소를 넘어선 커다란 세상이 있는 느낌이예요. 움직임과 변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것은 무엇일까요?
작업 초기엔 작업의 컨셉에 집중한 작업을 시도했는데 작업을 거듭하면서 기계의 움직임과 그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현재는 기술적인 면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기계의 움직임에 대한 기술적인 면 뿐 아니라 세라믹이나 캐스팅같이 다양한 재료과 접목하여 더욱 풍성한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의 작품 중 뻐꾸기 시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있어요. 역시 어렸을때 어머니가 사오셨던 뻐꾸기 시계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예요. 시계의 독특한 움직임도 그렇지만 특히 “뻐꾹”이라는 소리의 표현에 대해 고민했어요. 이 작품을 만들 당시 유티카 지역의 레지던시에서 두달가량 머물고 있었는데, 그 지역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증받아 14개의 뻐꾸기 소리를 만들어내었어요. 목소리 기증자들은 한국어를 할 줄 몰랐지만 “뻐꾹”이라는 단어를 표현하기 위한 특별한 가이드를 주지는 않았어요. 그저 들리는 대로 표현해달라고 했거든요. 여기서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어요. 미국 문화권에서 Cuckoo라는 새가 “미치광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뻐꾹”이라는 소리의 발음에서 영어 욕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아마 한국인들이 저의 뻐꾸기 시계를 본다면 집집마다 있었던 시계를 떠올리며 향수를 느끼겠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느끼는 “Cuckoo”는 의도와 달리 아주 거친 이미지로 각인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작품이 보여지는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싶어 앞으로는 “Cuckoo”의 작업물을 100개, 그 이상으로 제작하여 100명의 목소리로 “뻐꾹”이 외쳐지도록 해 보고 싶어요.
Cuckoo, Ceramic, Wood, Arduino nano, Dfplayer, MicroSD, Servo motor, Wire, 2021
Artist's Profile
학력
개인전
단체전
수상
레지던시